[34일] 두곳살이

[34일] 두곳살이

(2020. 3. 29. / 자유 주제)

 

두곳살이

 

물에 살던 올챙이

개구리 되어 뭍에 올랐으나

그저 물가에서만 어물쩍어물쩍

 

풀잎을 스치는 바람결에도

슬그머니 기어오는 구름의 그림자에도

뻥튀기 튀듯 물속으로 뛰어 드네

 

불거진 두 눈만 물위에 삐죽 내놓고

끔벅거리며 주변을 살피는 너는

두 곳을 오락가락하는 양서류(兩棲類)

 

 

 

**************************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에는 물에서만 살지만 변태하면 물과 땅에서 다 살 수 있는 양서류다. 하지만 잠자리는 유충 때에는 물에서 살지만 탈피하여 성충이 되면 물에서는 살 수 없다. 살다보면 많은 갈림길을 맞닥뜨린다. 어떤 때는 개구리처럼 양쪽을 더불어 선택할 수 있지만, 어떤 때는 잠자리처럼 한쪽만 선택해야 한다.

하나만 택해야만 한다면 다른 하나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할 때는 그 선택으로 잃게 되는 기회비용보다 선택하는 것의 가치가 더 커야 한다. 그러기에 선택의 갈림길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

가다가 힘들면 자꾸 되돌아보는 것이 또한 우리의 모습이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이듯 포기한 기회비용이 더 가치 있어 보이기도 한다. 이는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 올가미이다. 지금 힘들면 옛날이 좋았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는 어제로 돌아갈 수는 결코 없다.

당시에는 그리 좋게 여기지 않았던 순간들까지도 지금 돌이켜보면서는 좋았었다고 여기곤 한다. 마찬가지로 훗날에는 오늘을 돌이켜보면서 좋았었다고 말할 것이다.

둘 다 움켜쥘 수 없어서 그 중에 더 가치 있다고 여긴 것을 붙잡았다면, 이제는 그것을 더욱 굳게 붙잡아야만 한다. 어제를 돌이켜봄은 부질없을 뿐만 아니라 오늘조차 어정쩡하게 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