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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정반대의 행복_난다

책읽기/독서 후

by 종이인형 꿈틀이 2018. 5. 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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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가 딸아이 시호를 기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홍시처럼 붉그레한 행복을 고이 보듬고 다루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왜 이리 정겹지? 힘든 상황에서 같이 힘들어하고 기쁜 상황에서 같이 기뻐했다. 책을 읽던 중에 책을 주문하여 선물했다. 조카가 이번에 둘째를 출산했는데 이 조카가 생각나서 보내주었다.

<수유실에서 벨이 울릴 때>, 상황에 따라 수유과정이 이렇게 힘든 고통이구나. 아이를 출산하면 대부분 젖이 잘 나오는 줄 알았다. 잘 나오지 않더라도 그것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상황인줄은 잘 몰랐다. 오죽하면 고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까!

'이번에는 잘할 수 있을까. 나에게 가까워지자 쌀이는 조그만 입술을 벌리고 고개를 휘저으며 엄마 젖을 물리는 순간, 터져 나오는 신음을 간신히 속으로 삼킨다.' 유두와 아기 입이 맞는 조립법이 따로 있다. 제대로 각도가 틀어지면 불안정하게 물린 유두를 아기가 놓지 않으려 힘껏 물고 늘어져 악어가 씹는 듯한 통증을 수유하는 내내 격는다고 한다.

수유를 잘 못하는 산모에게 모유수유 전문가가 오케타니 마사지를 하였는데, 단단하게 뭉친 가슴을 꾹꾹 누르며 유선을 뚫는 마사지이다. 3분 간격으로 진통을 겪을 때도 울지 않았는데 오케타니 마사지를 받을 때는 식은 땀을 흘리며 흐느꼈다. 그것은 가슴 크기만 한 여드름을 한 번에 터뜨려 압출하는 통증이라고 표현했다.

"수유하시겠어요?"

그만하고 싶지만 이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아기가 예뻐서, 너무 예뻐서 가장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그 좋은 것이 모유라면 엄마가 더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며 하루 이틀 더 참았다. 참았다. 참을 만큼 참았던 엄마의 몸부림이 전해졌다.

 

 


 

거의 정반대의 행복

저자
난다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미디어그룹(주)| 2018.02.28
형태
페이지 수 338
 

딸을 만나 시작된 또 다른 어쿠스틱 라이프!

2010년에 연재를 시작한 이래 햇수로 9년째 계속되고 있는 일상툰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가 펴낸 첫 에세이 『거의 정반대의 행복』.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 큰 변화를 겪고, 또 하나의 세계를 만나게 된 저자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가 태어나 세 살이 되기까지 저자와 한 몸 같던 시절, 아이에 방점을 찍은 이야기인 동시에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여자로서의, 또 작가로서의 나날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마감과 함께 태어난 아이는 이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행복을 주었지만, 육아의 현실 역시 상상하지도 못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아기가 태어나면서 독자들에게 변했다는 말을 종종 듣곤 했는데, 저자는 마치 변한다는 것이 나쁜 일인 것처럼 처음엔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서서히 받아들이면서 내가 변했나, 자신을 잃었나 안달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곧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아이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고백한다.

아이 발등의 도톰함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등 아이와 생활하게 되면서 행복을 캐치하는 자신의 뜰채가 더 커졌음을 느끼는 저자는 이처럼 자신만의 단단한 경계 안에서 살아왔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그 전과는 다른,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누리며 아이와의 삶 속에서 끝없이 흔들리면서도 아이도, 자신도 잃어버리지 않는 기분 좋은 줄타기를 하는 중이다. 아이의 성장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며 새롭게 태어나게 된 엄마, 난다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행복을 느끼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목차

프롤로그_너와 나 사이에 선이 그어지기 시작하면서ㆍ5

모자 속에서 네가 나왔다

사람을 낳은 기분ㆍ12
걱정 마, 될 거야ㆍ15
옅지만 확실한 두 줄ㆍ19
나의 수정체ㆍ23
잘 지내보자, 룸메이트ㆍ30
임신부로 존재하기ㆍ34
고비ㆍ40
산부인과 소회ㆍ46
배 내밀고 걷지 말라니요ㆍ50
걷고 또 걸으면ㆍ58

까만 눈동자 속
은하계를 만나는 일에 대하여

마감과 함께 태어난 아이ㆍ70
60년짜리 싸움ㆍ74
네가 태어나 비로소 세상이 밝아졌다ㆍ82
수유실에서 벨이 울릴 때ㆍ88
아랫배에서 벌어지는 일ㆍ101
혼돈의 카오스 그리고 아름다운 것ㆍ106
강아지를 재운 밤ㆍ114
육아 RPGㆍ117
온갖 세상의 온갖 시호들ㆍ126
우리는 소리 내어 웃었다ㆍ134

네가 모르는 시간

그래비티ㆍ140
세상을 처음 보는 존재와 함께 산책하는 일ㆍ144
첫 장화ㆍ150
덴데무아의 비밀ㆍ154
어부바ㆍ160
미칠 듯한 사랑과 밤의 우울과 맥주ㆍ164
택시 운전사 가라사대ㆍ172
은하계는 사라졌지만ㆍ180
50킬로그램 인간 vs. 11킬로그램 인간ㆍ188
비밀은 손가락에ㆍ194
펜 파괴자와 공존하기ㆍ203
이게 다 제목 때문이다ㆍ208
가르치지 않는 것ㆍ216
네가 모르는 시간ㆍ221

세 번의 아침들

완두콩이 나왔다ㆍ228
그렇게 주 양육자가 된다ㆍ232
시선들ㆍ238
기록하는 일, 기억하는 일ㆍ248
은혜로운 반찬 가게ㆍ260
동네 놀이터에서의 짧은 망상ㆍ266
라이언 레이놀즈 씨의 묘책ㆍ269
아는 냄새ㆍ274
메뚜기 떼 속에서 일하는 방법ㆍ280
이 아이는 사교적인 아이로 자랄 거예요ㆍ288
너의 보호자ㆍ292
어른 노릇ㆍ298
아기 생쥐와 즐거운 사진 수업ㆍ306
아이가 있는 삶은 어떤가요ㆍ311
엄마는 맨날맨날맨날 일해ㆍ316
깊은 밤 단추 괴물이ㆍ324
핫바가 끝날 때까지ㆍ330
에필로그_이야기는 아직 잔뜩 남아 있다ㆍ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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