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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부 선생님께

글쓰기/수필

by 종이인형 꿈틀이 2001. 3. 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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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이란 의미가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 외에 무슨 의미가 있을 수 있겠는가?
개개의 인간들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탓에
종교와 철학자들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려고 노력해 왔다.
어느 경우에든 해답은 한결같다.
오직 사랑만이 인생에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것.
바꿔 말하자면, 우리가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많이 자신을 희생할수록,
우리 인생이 더 많은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 <성찰>



경애하는 사랑부 선생님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행복을 찾아서 말입니다.
어떤 이는 돈이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여기며 열심히 돈을 모으고,
어떤 이는 명예가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여기며 명예를 좇고,
어떤 이는 지식이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여기며 지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수많은 사람들이 찾고자 하는 바로 그 행복의 지름길입니다.
더 많이 사랑할수록 인간은 더 행복해 집니다.
사랑은 샘과 같아서 퍼내면 퍼낼수록 더 쏟아나는 것과 같습니다.
남에게 물을 주는 것이 아까워 물을 퍼내지 않으면
결국엔 물이 말라버려 자신도 볼품없어지는 샘이 됩니다.
사랑을 할수록 맘속에 행복의 샘에는 기쁨이 쏟아납니다.
이 기쁨을 만끽하는 선생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뜻있는 삶을 꾸려나가는 그대의 삶이 아름답습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몸짓이 때론 별로 의미 없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은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아이들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도 낙심하지 마세요.
콩나물 시루에 물을 부어도 허무하게 모두 빠져버리지만
콩나물은 그 허무해 보이는 물 때문에 자랍니다.
콩나물에 물을 붓는 아낙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부으세요.
비록 더디더라도 시나브로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다 가치있는 사랑은 사랑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 이에게 베푸는 것입니다.
배부른 자는 밥을 주더라도 그 밥의 고마움을 잘 모르지만
배고픈 이에게는 그 밥이 너무나 소중한 선물입니다.
선생님이 돌보는 아이들은 사랑에 배고파하는 영혼들입니다.

사랑부 선생님, 많이 사랑하세요.
그리고 많이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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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부'는 서울 강남역 부근의 사랑의교회 내에 있는 장애인부서 주일학교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2년 넘게 봉사하던 사랑부를 잠시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참 해맑은 아이들입니다.
혼자만의 세계에 갇힌 아이들, 눈치도 없고 요령도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조심스럽습니다.

유리구슬같은 그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랑부 선생님의 모습이 유리보다 더 맑게 비칩니다.
다시 사랑부에서 만나렵니다.

-종이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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