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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들풀꽃 코앞에서 보다

농사일/농업&농촌

by 종이인형 꿈틀이 2005. 9. 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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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시작인 알도 동그랗고, 우리가 사는 지구도 동그랗고, 세상을 보는 우리의 눈도 동그랗다. 동그란 눈동자로 동그란 세상을 본다.

우리가 보는 세상은 분명 동그랗지만 그려진 세상은 네모인 경우가 많다. 사각 종이에 그려진 세계지도는 둥근 지구를 그린 것이고, 카메라의 둥근 렌즈에 잡힌 상은 네모난 LCD창에 보여지고, 둥근 눈으로 본 장면은 네모난 종이에 그린다. 현미경으로 보는 세포는 여러 꼴로 보인다. 하지만 초정밀 현미경으로 세포를 계속 확대해서 볼 수 있다면 원래의 둥근 모양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거시기를 크게 본다는 것은 거시기를 좀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주변에 흔한 들풀을 돋보기를 가지고 좀 더 자세히, 크게 보고자 한다. 돋보기는 확대하여 보여주는 도구이다. 전문도구인 현미경처럼 수백, 수천 배로 확대하여 보여주진 못하지만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훨씬 크게 보여준다.
돋보기의 확대기능처럼 디카의 접사기능을 이용하여 들풀 다시 보기를 하고자 한다. 식물학자가 새로운 식물종을찾기 위해 현미경을 가지고 오지를 탐험하는 수준이 아니라 일반인으로서 주변에 흔한 들풀과 좀 더 친숙하기 위해 한걸음 다가가고자 한다. 굳이 전문 사진가용 카메라를 가질 필요가 없다. 요즘 나오는 손 안의 작은 디카라면 돋보기처럼 식물을 자세히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참고로 여기 올린 사진들을 찍은 디카를 소개하자면, 제조사는 Nikon이며 모델을 Coolpix 3700이다. 화소수는 3.2메가바이트이며, 가격은 297,000원이다. 올 봄에 디카를 처음 구입하여 봄에 피어나는 꽃들을 접사로 찍었는데, 눈으로 보지 못한 것들을 디카는 자세히 보여주었다.

<돋보기, 들풀꽃 코앞에서 보다>는 생명체의 원래 모습인 동그라미를 찾고자 하는 바람인 것이다. 비록 돋보기로는 확대보기가 조금 밖에 안되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은 상상의 눈으로 보면 보일 것이다.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보는 것들을 디카로 담아봤다. 사무실 주변의 정원이나 가까운 공원, 출퇴근하는 길가의 식물들 중에 대표적인 4가지를 족집게로 집었다. 잔디, 민들레, 질경이 드리고 족제비싸리. 걸어가며 흔히 보던 것이지만 무릎을 끓고 코앞에서 자세히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네들은 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씨앗을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다면 같이 살피도록 해보자. 다시 보면 새롭게 보일 것이다.
외떡잎식물 벼목 화본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며, 세계 각지에 분포하고 양지바른 산과 들에 자생한다. 잔디로 사용되는 초종(草種)은 관습적으로 크게 2군(群)으로 구분한다. 옛날부터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에서 잔디로 사용되어오던 한국잔디(Zoysia속)와, 최근 한국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한 서양잔디로 구분한다.

한국잔디 온지성(溫地性) 잔디로 여름에는 잘 자라나 추운 지방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5∼9월에 푸른 기간을 유지한다. 10∼4월의 휴면기간에도 잔디로 사용할 수 있다. 완전포복형으로 땅속줄기가 왕성하게 뻗어 옆으로 기는 성질이 강하므로 깎아주지 않아도 15cm 이하가 유지된다. 보리밟기에 강하고 병충해가 거의 없으며, 환경오염에 강하다.

초등학교 다닐 때, 방학숙제 중에 잔디씨를 편지봉투에 받아오는 것이 있었다. 왜 잔디씨를 모았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얼핏 듣기로 고속도로 길가의 잔디밭을 만드는데 필요하다고 한 것 같다. 한여름 땡볕에서 손톱으로 잔디씨를 모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깨알보다 작은 잔디씨를 편지봉투에 채우려면 며칠을 잔디밭에서 쭈그리고 앉아 잔디씨를 훑어야 했다.
시골마을 주변에는 묘지가 듬성듬성 있는데, 묘지엔 잔디가 잘 자라고 있어 동네 아이들은 묘지를 운동장 삼아 축구도 하고 술래잡기도 했다.
팔월이면 잔디씨가 누렇게 익었다.
꽃은 6월경에 피는데, 암술은 하얗고 수술은 자줏빛이 감돈다. 잔디도 꽃이 핀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꽃을 눈앞에 대고 보지는 못했다.
사실 눈앞에 대고 보아도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다.
디카의 접사로 찍어서 보니 잔디꽃의 암술과 수술이 선명하게 보였다.
백합보다 더 아름답다.
벼꽃과 비슷하지만 더 작아서 더 앙증맞고 귀엽다.
잔디꽃을 보니 대나무꽃을 보고싶다. 잔디, 벼, 대나무 모두 화본과이므로 꽃도 비슷하겠지만 대나무의 꽃은 쉽게 볼 수 없다. 대나무가 꽃을 핀다는 것을 죽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살아가기 힘든 상황이 되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꽃을 피우고 죽는다.
보통의 벼는 8월 중순 경에 꽃이 핀다. 7월 중순에 이천시 호법면의 일찍 모내기한 논에 가보니 벌써 벼꽃을 피었다. 벼꽃을 제대로 찍으려면 아침에 가야 개영한 모습을 찍을 수 있는데 여기 올린 사진은 오후에 찍은 것이라서 왕겨는 다물어져 있어 암술은 볼 수 없고 수술만 보인다. 잔디꽃과 비슷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나무도 같은 화본과이니 잔디꽃, 벼꽃과 비슷하겠지만 꼭 직접 보고 싶다.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한국, 중국, 일본 등에 분포하며 들의 볕이 잘 드는 곳에 서식한다. 들판에서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란다. 줄기는 없고, 잎이 뿌리에서 뭉쳐나며 옆으로 퍼진다. 잎은 거꾸로 세운 바소꼴이고 길이가 20∼30cm, 폭이 2.5∼5cm이며 깃꼴로 깊이 패어 들어간 모양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털이 약간 있다.

꽃은 4∼5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잎과 길이가 비슷한 꽃대 끝에 두상화(頭狀花:꽃대 끝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이 많이 모여 피어 머리 모양을 이룬 꽃)가 1개 달린다. 꽃대에는 흰색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지고 두상화 밑에만 털이 남는다. 총포는 꽃이 필 때 길이가 17∼20mm이고, 바깥쪽 총포 조각은 좁은 달걀 모양 또는 넓은 바소 모양이며 곧게 서고 끝에 뿔 모양의 돌기가 있다.
열매는 수과이고 길이 3∼3.5mm의 긴 타원 모양이며 갈색이고 윗부분에 가시 같은 돌기가 있으며 부리는 길이가 7∼8.5mm이고 관모는 길이가 6mm이며 연한 흰빛이 돈다. 봄에 어린 잎을 나물로 먹는다.

한방에서는 꽃피기 전의 식물체를 포공영(蒲公英)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열로 인한 종창 · 유방염 · 인후염 · 맹장염 · 복막염 · 급성간염 · 황달에 효과가 있으며, 열로 인해 소변을 못 보는 증세에도 사용한다. 민간에서는 젖을 빨리 분비하게 하는 약제로도 사용한다. 한국 · 중국 · 일본어 분포한다.
민들레의 꽃은 누구나 잘 알 것이다. 봄이 되면 노란 꽃이 지천에 널린 것을 볼 수 있다. 꽃이 진 후엔 하얀 돔처럼 씨앗이 새로운 모양으로 눈길을 끈다. 아이들은 꽃대를 꺾어 씨앗을 바람에 날려보내며 신나게 놀곤 한다.

가끔 민들레 씨앗을 ‘홀씨’라고 잘못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어느 유행가의 가사 중에 ‘민들레 홀씨 되어’ 라고 잘못 작사된 영향이 크다. 홀씨란 꽃이 피지 않는 고사리, 이끼 등 민꽃식물의 포자를 일컫는 말이다. 민들레는 갓털이라는 솜털이 바람을 타고 씨앗을 퍼뜨린다. 꽃도 예쁘지만 갓털 달린 씨앗의 모양도 작품이다.
질경이과의 다년초식물이다. 줄기가 없고 잎이 모두 나와서 비스듬히 퍼지며 잎자루는 잎몸과 길이가 비슷하고 밑부분이 넓어져서 서로 얼싸안고 자란다. 잎은 타원형 또는 난형으로 맥이 나란히 달리고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이다. 꽃은 6∼8월에 피고 백색이며 수상꽃차례에 밀생하며 포는 꽃받침보다 짧고 대가 없다. 꽃받침은 4개로 갈라지고 화관은 깔때기형이며 끝이 4개로 갈라진다. 4개의 수술은 길게 밖으로 나오며 암술은 1개이고 삭과(果)는 꽃받침 길이의 2배 정도 되고 익으면 옆으로 갈라져서 뚜껑처럼 열리며 6∼8개의 검은 종자가 들어 있다.

한국 · 일본 · 사할린 · 타이완 · 중국 · 시베리아 동부 · 말레이시아 등에 분포하며 각처의 풀밭이나 길가, 빈터에서 자란다. 어린 잎은 5월에 채취하여 말렸다가 식용하는구황식물이며, 잎은 차전(車前), 종자는 차전자(車前子)라고 하며 해열 · 거담 · 이뇨 · 해의 효능이 있어 감기 · 기침 · 기관지염 · 설사 등에 사용한다.














내가 틈틈이 사무실 주변의 들풀들을 사진에 담는 것을 지켜보던 한 직원이 신기한 것을 보여준다며 직원식당 앞의 화단으로 이끌었다. 어떤 꽃을 가리키며 내게 뭐인 것 같으냐고 물었다. 줄기가 무릎까지 자랐고, 밀가루 같은 것이 묻은 듯 핀 꽃이다.
모른다고 대답하자 그 직원은 이것도 질경이라고 일러주었다. 일반 질경이는 잎이 넓은데 그 질경이는 창처럼 길쭉하여 <창질경이>라고 했다. 질경이는 줄기가 발목 정도의 높이지만 창질경이는 무릎보다 높이 꽃대가 자랐다. 참 신기했다.
콩과의 낙엽관목이다. 꽃은 자줏빛이 도는 하늘색이며 향기가 강한데 꽃색이 족제비 색깔과 비슷하고 냄새가 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높이 3m 내외이며, 5~6월에 꽃이 핀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1930년경 중국 동북부를 거쳐서 한국에 들어왔는데 생활력이 왕성하여 사방공사와 경사면의 피복자원으로 흔히 심는다.
족제비싸리는 길가에 흔히 자란다. 같은 콩과 식물이라서 잎의 모양이 아까시나무와 비슷하다. ‘아까시나무’는 사람들이 흔히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흰꽃의 교목이다. 아카시아와 아까시는 전혀 다른 식물인데도 사람들은 아까시를 아카시아라도 부르고 있다. 이제부터는 제 이름인 <아까시나무>라고 불러주자.
지금은 누구나 작은 디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는 자연의 신비를 맛볼 수 있다. 길가의 작은 식물들을 디카의 접사로 찍어서 살펴보자. 이전에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꽃잎과 앙증스런 암술과 수술, 꽃을 보고 찾아오는 곤충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다. 예쁨은 기쁨이다. 이 예쁜 식물들을 보며 같이 기뻐하면 좋겠다.

원문기사는 KTF의 굿타임진 9월호입니다.

내용을 옮기다보니 틀이 조금 흐트러졌네요. 원문 바로가기는 아래입니다.

http://www.ktfmembers.com/GoodtimezineInfo.jsp

 

-종이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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