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 *
눈을 뜬다
안개를 발라내며 익어가는 해처럼
시린 계절을 떨구며 여무는 움
겹겹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면
여리지만 다부진 또 하나가 된다
자람은 부대낌
그렇게 든든하던 껍데기가 문득 버거워지면
그만큼 자란 것이지
스스로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나는 나를 벗고 나가 된다.
나무의 움이 그 나무이듯
어제를 벗은 오늘의 나도 역시 나
눈을 뜸은 자람이요 거듭남이다
나는 자라련다, 나무처럼
-종이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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