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하는이

글쓰기/시

by 종이인형 꿈틀이 2002. 7. 15. 13:17

본문


* 하 는 이 *


1.

내가 지금 어떤 자리에 있는가보다는
내가 지금 어떤 역할을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우리는 그저 '있는 자'가 아닌 뭔가 '하는 자',

부자나 의사나, 또는 거지나 환자이든 간에
그 자리가 아닌 그 행동으로 구원받나니.



2.

돈 많은 부자와 비관적인 거지가 주님께 찾아왔다. 부자가 물었다.
"주님, 어떻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나요?"

주님은 돈 많은 부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진 것이 많으니 네 것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줘라."

옆에 있던 거지가 퉁명스레 물었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나는 어떻게 구원을 얻나요?"

주님은 거지를 물끄러미 보시더니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가진 것은 눈에 보이는 것 뿐만은 아니다. 음, 넌 온전한 몸이 있구나.
그 몸으로 노래도 하고 춤을 추며 각설이타령을 하면 사람들이 너를 보며 기쁨을 얻겠구나.
그게 네가 구원받는 길이다."

부자는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재물을 포기하라는 말에 근심하며 떠났고,
거지는 잎에 풀칠하기도 버거운 판에 겨우 춤과 노래를 하라는 말에 실망하여 떠났다.
부자와 거지는 단지 오래오래 살았다.


유능한 의사와 불치병을 앓는 환자가 주님께 찾아와 물었다.
"주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구원을 얻을 수 있나요?"

주님은 의사와 환자에게 말했다.
"의사야, 네가 가진 의술을 가지고 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치료하거라.
그리고 죽을 날을 바라보는 환자야, 너는 생의 의욕을 잃어버린 자와 자신의 삶을 힘겨워 하는 자를 위로하며 용기를 주거라."

그 의사는 다른 의사들이 꺼리는 에이즈환자나 전염병환자들을 치료하다가 그만 자신이 전염병에 감염되고 말았다.

불치병에 걸린 환자는 자신에게 병문안하러 온 사람들에게
삶은 아름답다고, 삶은 가치있다고 오히려 부추기며 용기와 희망을 주면서 자신은 병이 점점 깊어갔다.
의사와 환자는 비록 금방 세상을 떠났다.

-종이인형-


반응형

'글쓰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과 파리  (0) 2002.12.27
들녘기도  (0) 2002.10.08
하나  (0) 2002.06.25
이슬떨이  (0) 2002.04.21
봄눈  (0) 2002.04.1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