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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스럼이 멋스런 흰구름동네의 간판들_전북 진안_100116

살음살이/나들이(여행)

by 종이인형 꿈틀이 2010. 1. 2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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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군 백운면 소재지의 원촌마을

흰구름이 머물다 가는 고원지대의 마을이다.

이곳엔 간판이 있다. 가계 주인들이 손수 쓴 손글씨로 만든 간판은 시골스럼과 정겨움을 물씬 풍긴다.

언젠가 TV에서 이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곳에 꼭 가보고 싶었다.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2007년에 '지역 통째로 박물과(에코뮤지엄)' 사업이 추진되면서 우선 시작한 사업이 간판 개선과 공공미술 프로젝트였다. 간판 개선사업은 이 마을의 <제이름은 토종닭이네요. 바로 잡아가세요. 네?>라는 닭집 간판을 보고 착안을 했다고 한다.

 

 

 

 

 

 

 

 

 

 

 

전혀 근대화스럽지 않은 가계가 이름은 근대화상회란다.

이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고픈 생각 대신 친근하다.

시골스럼이 너무 자연스럽고 순박해서 마냥 푸근한 마음이다.

한집 한집 간판을 둘러보니 어릴적 면소재지의 장터가 생각난다.

내가 다시 근대화를 외치던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 하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어린시절을 마음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 작은 행복감에 젖었다.

 

우체국의 담장은 우체국 소인을 그렸다. 날짜와 지명이 찍힌 그곳은 영락없는 진안군 백운면이다.

저마다 품고 있는 속내를 내비친 듯 진솔함이 드러난 간판들.

숨기기에 급급한 도시민들의 생활습관과는 다른 옆집 수저가 몇 개인지 알 정도의 친밀한 살음살이가 느껴진다.

투박함이 천박하지 않은 진안의 백운면, 에두른 산에 앉힌 고원마을이 그릇 속의 물처럼 잔잔하다.

 

 

 

 

 

 

 

사람들이 모였길래 가봤다.

조심스레 카메라를 들이대니 오히려 맘껏 사진을 찍으라고 하신다.

하늘로 활짝 열린 곳에 살다보니 어르신들의 아량도 열린 마음인가 보다.

 

윷놀이를 하시는 동네분들.

전라도의 윷놀이는 경기지방과 다르다.

우선 윷이 너무 작다. 새끼 손가락 굵기의 탱자나무 등을 반으로 잘라 서로 마주보며 던지는 놀이다.

윷은 적은데 윷판은 크다. 보통 멍석이나 바닥에 그린다.

서울, 경기지방에서는 주로 방안에서 하지만 전라도지방은 마을 공터나 장터에서 여럿이 모여 한다.

어릴적 어른들이 윷놀이 하던 것을 어린 호기심으로 지켜 봤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오늘 여기서 다시 보니 새록새록하다.

 

 

 

 

우리회관에서 양푼찌개와 청국장을 시켜 점심을 먹었다.

간단한 상차림인데 양푼김치찌개와 청국장을 너무 맛있게 먹었다.

막 한 밥은 어느 식당밥이 아니었다. 보통 식당에서는 헤식은 밥이 나오는데 이곳의 밥은 어쩜 이리도 탱탱하고 구수한지.

정갈하고 깔끔한 식단을 원하는 이들은 실망할 수도 있으나 투박하고 소박한 시골밥상을 원하다면 강추다. 

 

 

쌓인 눈이 녹아내리며 다시 얼며 생기는 고드름, 이렇게 가까이서 고드름을 본 게 얼마만인가?

흰구름이 머문 곳에서 책이라도 읽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작은 시골도서관.

맨발로 걷는 논두렁길을 안내하는 폐 자전거 바퀴.

곳곳에 스민 정겨움을 가슴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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