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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

글쓰기/시

by 종이인형 꿈틀이 2001. 7. 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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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뜨기 박종인입니다.
얼핏설핏 빗발이 비치더군요.
축축하고 후텁지근한 나날이군요.
한반도의 일년의 한 모습입니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합시다.

수험기간이라 칼럼에 신경을 깊이 못쓰게 되네요.
가끔은 다른 사람의 글도 올릴까 합니다.

-종이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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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 *


1

난 길을 걷고 있었다.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그곳에 빠졌다.

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그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2

난 길을 걷고 있었다.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그걸 못 본 체했다.

난 다시 그곳에 빠졌다.

똑같은 장소에 또다시

빠진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데

또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3

난 길을 걷고 있었다.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미리 알아차렸지만 또다시 그곳에 빠졌다.

그건 이제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난 비로소 눈을 떴다.

난 내가 어디 있는가를 알았다.

그건 내 잘못이었다.

난 얼른 그곳에서 나왔다.


4

내가 길을 걷고 있는데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그 둘레로 돌아서 지나갔다.


5

난 이제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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