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뜨기 박종인입니다.
얼핏설핏 빗발이 비치더군요.
축축하고 후텁지근한 나날이군요.
한반도의 일년의 한 모습입니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합시다.
수험기간이라 칼럼에 신경을 깊이 못쓰게 되네요.
가끔은 다른 사람의 글도 올릴까 합니다.
-종이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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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 *
1
난 길을 걷고 있었다.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그곳에 빠졌다.
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그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2
난 길을 걷고 있었다.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그걸 못 본 체했다.
난 다시 그곳에 빠졌다.
똑같은 장소에 또다시
빠진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데
또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3
난 길을 걷고 있었다.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미리 알아차렸지만 또다시 그곳에 빠졌다.
그건 이제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난 비로소 눈을 떴다.
난 내가 어디 있는가를 알았다.
그건 내 잘못이었다.
난 얼른 그곳에서 나왔다.
4
내가 길을 걷고 있는데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그 둘레로 돌아서 지나갔다.
5
난 이제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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