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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에 대한 갖은 생각 버무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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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인형 꿈틀이 2000. 10. 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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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시골 밤하늘은 소금을 뿌린 양 촤르르르,
도시의 밤하늘은 물에 소금 녹듯 불빛에 별빛이 가물가물 스러진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난 부뚜막의 소금인가? 솥 안의 소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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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에 대한 갖은 생각 버무르기 ***


♠. 사전적 의미
소금(鹽. salt. NaCl); 무색 투명하고 짠맛이 나는 나트륨과 염소이온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정육면체의 결정이며 대표적인 조미료이다.
공업상으로는 가성소오다, 탄산소오다, 염소, 염산 등의 제조원료로 쓰인다.
천연으로는 바닷물에 약 2.8% 들어 있으며, 암염(岩鹽)으로도 산출된다.
인체의 혈액이나 세포 안에 약 0.71% 들어 있고, 어른의 하루 평균 소요량은 10∼20g이다. 비중은 2.2이다.


♠. 부패 및 산화 방지
생선, 고기의 보존을 위한 방부제로 사용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시체를 소금물에 담가 미라의 부패를 방지하였으며, 동물의 표피와 모피는 가죽으로 가공하기 전에 소금에 절여 보관한다.
비타민 C의 산화를 방지하며, 깍은 사과를 묽은 소금물로 적셔주면 사과가 산소와 반응하여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소금이 분해되어 산출되는 염소는 강한 살균력이 있어 상수도, 화장실에서 소독제로 사용되며 의약품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소금의 어떤 작용이 부패를 방지하는지 그 원리를 살펴보자.
생물체의 약 60%를 차지하는 수분은 생물의 생리상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이다.
부패를 유발하는 세균(bacteria)의 표면은 반투성의 원형질막이므로 물과 같은 작은 용액은 투과시키지만 당류나 염류 같은 용매는 투과시키지 못한다.
원형질막을 경계로 농도가 다른 외액과 접하면 농도가 낮은 쪽의 용액이 높은 쪽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삼투'라고 한다.
생선에 소금을 뿌리면 생선의 표면이 고농도의 상태가 되어 세균이 수분을 빼앗기므로 번식할 수 없는 환경이 되어 부패가 방지된다.

* 생각할 문제.
소금의 농도가 진할수록, 소금이 많을수록 방부의 효과가 커진다.
소금이 적게 들어간 젓갈은 쉬이 곪게 되고, 김장은 일찍 시어지게 된다.
소금이 세균을 저지하듯, 우리는 죄악을 저지해야한다.
오늘날 우리는 이 사회의 부패를 방지할 만큼 충분히 스며들고 있는가? 통계상 우리 국민의 25%가 기독교인인데 이들이 모두 제대로 소금 역할을 한다면 이 나라는 결코 타락하지 않을 것이다.

소금은 12%이상의 농도만 되면 방부작용을 한다.
우리는 얼마만큼의 농도를 가지고 있는가?
의인 열 사람이 없어서 멸망당한 소돔성과(가나안의 5대 도시인걸로 미루어보면 적어도 인구가 1,000명이 넘었으리라 짐작되는데 10명도 없었다면 1%로도 안 되는 숫자이다.),
부패한 도성에 대한 미련 때문에 소금기둥(기둥은 보통 교훈이나 업적을 나타내기도 하고, 지리나 길을 알려주는 표시물로도 세워진다. 미신적인 솟대나 장승, 묘비나 기념비는 그것이 주는 의미가 있으며, 대부분 돌이나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롯의 아내는 하필 소금기둥이다. 죄악으로 부패되어 소금바다 속으로 사라진 소돔성과 소금기둥이 우리에게 경고, 암시하는 뜻은 무엇일까?) 이 된 롯의 아내를 생각해 본다.

♠. 맛
* 하나.
'Salt seasons all things.'(소금은 모든 것의 양념이다.)라는 서양속담처럼 맛을 내는데 있어 소금은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장류, 젓갈류, 찌개류, 생선류 등의 짭짜름한 맛은 소금에서 연유되며,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간을 잘 맞추어야한다.
'영광굴비'가 맛있기로 유명한 것은 그곳(영광 법성포)의 간하는 비법이 우수해서이다.
소금은 신맛을 부드럽게 하고 0.2%의 소금을 사용했을 때는 단맛을 더욱 강하게 한다.
소금 없이 삶은 감자를 먹는 것과 싱거운 생선을 먹는 것은 시체말로 '속 빈 강정'이다.

* 또 하나.
음식의 맛은 혀에 있는 미뢰에서 느낀다. 인간의 혀가 느낄 수 있는 맛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인데 단맛을 느끼는 미각세포는 혀 앞부분에, 신맛은 양편부분, 쓴맛은 뒷부분에 분포되어 있는데 짠맛을 느끼는 미각세포는 혀 전체에 분포되어 있다. 짠맛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일례이다.

* 마지막 하나.
철학적인 질문 중에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라는 물음이 있다.
개개인의 차가 있겠지만 대체로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는 사람들에게는 살기 위해 먹는다고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요, 웬만큼 생활이 여유 있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먹기 위해 산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내가 이 물음을 인용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 '먹는 문제'가 '사는 문제'와 견줄 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전하기 위함이다.
식욕은 인간의 일차적인 기본욕구인 동시에 추구하고 갈망하는 이차적인 욕구이다.
인생의 행복조건에 음식이 빠질 수 없는 조건이듯이 음식의 맛에 있어서 소금은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 더불어 생각하기.
맛있는 음식은 냄새를 맡거나 눈으로 보거나 머리로 생각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한다.
우리의 존재가 입에 당기는 맛깔스런 음식처럼 유익하고 필요하고 가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膾炙)되어야 하리라.
우리는 시답잖아 싱거운 사람이 아니라 간간하여 맛있는 사람(?)이여야 한다.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식탁(사회)에서 우리는 얼마나 젓가락질을 당하는가?
만약 '개밥의 도토리' 신세라면 왜 일까?


♠. 신성, 언약, 맹세, 청정
한국에서는 소금을 신성시하여 정결하게 하거나 액운을 쫓는데 소금을 뿌리는 습관이 있으며, 오줌싸개는 머리에 키를 쓰고 이웃에서 소금을 얻어오면 오줌싸는 습관이 고쳐진다는 미신이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소금을 치며 너와 네 후손과 맺은 야훼의 영원한 계약……"(민 18:19), "……너희가 드리는 곡물예물에는 반드시 소금을 쳐야한다."(레 2:13)는 구절이 있다.
독일의 '소금을 몸속에 감추어두면 잡귀로부터 보호된다.', 그리스의 '소금을 어기지 말라.', 아라비아의 '우리들 사이에는 소금이 있다.', 페르시아의 '소금에 대한 거짓'등과 같은 것은 신과 인간 또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맹세 및 언약의 개념으로 소금과의 밀접한 관계를 표현했다.


♠. 시금석
봄에 농가에서 씨를 뿌리기 전에 종자를 소금물에 넣어 충실한 종자와 쭉정이를 고른다.
비중이 큰 종자는 가라앉지만 속이 빈 쭉정이와 가벼운 씨는 죽은 물고기 마냥 물위에 뜨게 되는데 이것을 골라내는 것이다.
이것을 '소금물 가리기'라고 하는데 소금물은 이렇게 충실한 종자와 그렇지 못한 종자를 가려내는 능력이 있다.
겉으로는 구분이 안되지만, 그 속이 비어 있는 쭉정이를 우리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성도가 세상을 판단할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고전 6:2)


♠. 활력소
아파트 건설현장에 우뚝 서있는 타위크레인을 볼 때마다 혹시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이것이 그 높은 곳에서 쓰러지지 않고 서있을 수 있는 것은 그 기둥이 튼튼해서 이기도 하지만 뒷부분의 추와 앞부분의 물건을 들어올리는 부분이 균형을 이루고있기 때문이다.
소금은 우리 몸의 체액과 조직에서 산·염기의 균형, 음이온과 양이온의 균형을 유지시켜 신경활동과 생리활동을 원활하게 하며 수분보호기능을 한다.
몸의 수분과 나트륨이온의 함량이 부족하면 생기는 '탈수'는 정상적인 육체활동에 영향을 미치며 무력감, 구토, 손발 경련을 일으킨다.
논산훈련소에서 60Km 야간행군을 할 때에 소금을 지급하는 것과, 옛날 로마에서 군인들에게 소금 살 돈으로서 봉급을 준 것은(salt⇒salary) 우리 생명에 소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을 설명하는 예들이다.


♠. 희생
센물을 단물로 만드는 수질연화는 소금을 첨가하여 물 속에 존재하는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을 나트륨 이온으로 교환시키는 원리를 이용한다.
단물은 꽃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이며 빨래를 하기에도 좋은 물이다.
그러므로 빗물이 식물엔 가장 좋고 세제가 귀했던 우리 어머니들은 빗물을 받아서 빨래를 하였다.
소금이 뻑뻑한 센물을 부드럽게 하는 원리를 치환이라 하는데 이는 구약시대 속죄제를 드릴 때 인간의 죄를 흠없는 수송아지에게 지우고 그 송아지를 불사름으로 인간의 죄를 씻음과 같은 원리요 또한 하나님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을 죄와 결합시켜 죽임으로써 우리를 구원하신 것과 같은 원리이다.
소금이 물에 녹아야하듯 우리도 세상 속에 녹아서 스며들어야 한다. 땅에 떨어져 썩은 한알의 밀알처럼,

-종이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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