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친구가 7년만에 한국에 왔다. 난 휴가를 내어서 같이 여행을 했다.
눈 덮힌 겨울산의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 산에 갔다. 대둔산, 거기엔 케이블카가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 즈음까지 금방 올라갔다.
암벽이 있는 케이블카 종점의 작은 찻집, 우린 커피를 마셨다.
차를 파는 아주머니가 말하길, 금방 산새가 다녀갔단다. 가끔 산새가 찻집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눈 쌓인 대둔산의 암벽과 구름다리를 걸으며 겨울산의 풍경을 눈에 실컷 담았다.
친구가 사는 곳에서는 이렇게 높은 산엘 가려면 차로 6~7시간을 가야한다.
우리나라는 작지만 참 보물같은 나라다. 조금만 가면 바다도 있고 평야도 있고, 특히 산이 있어 참 좋다.
내려오면서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다시 찻집에 들렀다. 이번엔 쌍화차를 마셨다.
잠시 후 산새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곤줄박이다.
차를 파는 아주머니가 잣을 부스러뜨려 손바닥에 놓으니 곤줄박이가 아주머니의 손에 앉는다.
아주머니는 나와 내 친구에게도 잣 부스러기를 주었다. 산새가 친구의 손에 앉았다. 그리고 내 손에도 앉았다.
길들여지지 않은 산새가 이렇게 사람의 손에 앉아있는 풍경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새해 눈 내린 대둔산에서 산새와 악수를 하니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