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한 그릇
오랜만에 해리 오일장에 갔었다.
유일하게 사람들 사는 분위기가 살아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천연효소를 만들기 위해 유리그릇을 사려고 가게를 기웃거리는데 누가 다가오며 목사님 장에 나왔냐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교회 바로 앞 집에 사시는 아주머니이다.
마을 저수지에서 민물고기를 오 일 장마다 나와서 파는 분이다.
그러면서 시장에 나왔으니 팥 죽 한 그릇 드시라며 대답 들을 여유도
없이 어느 가정집으로 안내를 한다.
아직 점심때가 안되었지만 그 분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엉거주춤 들어갔다. 이미 몇 분의 손님들이 있는 대도 큰소리로 주인에게 ‘우리 마을 목사님’이라며 소개하고 팥죽을 주문한다.
이 집은 장날만 팥죽을 파는 집이며 시장 상인들이 주로 이용한
다.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난 집이었다. 평소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동안 간판도 없어 찾지 못했던 차에 이제 알게 되었다.
주차장에 기다리는 아내를 불렀더니 아내것도 미리 돈을 계산하고
장사터로 간다. 교회를 나오지도 않으며 교회 행사에도 거의 참석하
지 않던 동네 아주머니의 뜻하지 대접에 적잖는 감동을 받게 되었다.
소문대로 팥죽도 옛날 먹었던 그 맛을 느낀다.
물어보니 고집스럽게 우리농산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반찬도 백반을 차린 것 마냥 많이도 나오며 처음 보는 어떤 할머니
들과 스스럼없이 겸상을 하며 아주 맛있게 먹었다.
시골의 넉넉하고 인정이 넘치는 오찬(午餐)이었다.
팥 죽 한 그릇에 장자의 명분을 팔았던 성경의 나오는 망령된 에서
의 경우도 있지만, 이 팥죽은 구원의 복을 받는 계기가 되달라고
전능하신 아버지께 기도하며 맛있게 그릇을 비웠다.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에게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고
하신 주님의 은혜를 기다린다.
활뫼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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