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여보? 내 팔, 내 팔이 어디 있어요?

활뫼지기(큰형)

by 종이인형 꿈틀이 2009. 1. 6. 13:01

본문

 

여보? 내 팔, 내 팔이 어디 있어요?


저녁에 곤히 자는데 아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깨운다.

왼쪽 팔이 침대 바깥으로 나오면서 감각이 없어 급히 부른 것이다.

얼떨결에 일어나서 팔을 안으로 모아 주고 다시 잠을 청하지만 생각해보니 웃음이 터져 나온다. 자신의 팔을 누가 떼어 가기나 한 것처럼 놀래는 모습이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지만, 충분히 이해가 된다.

만 삼년을 혈액 쪽에 병이 있어 몇 번의 입원과 퇴원 치료를 반복하는 중에 급격히 나빠진 지금은 집에서 하루 종일 침대에서 지내고 있다.

스스로는 몸도 맘대로 뒤집지 못하고 대. 소변은 물론 음식도 먹지 못하고 음료종류만 간신히 마시고 있다.


외래진료를 예약했지만 기운이 없어 일어나지 못하고 본인도 병원을 극구 사양하고 있다.

다리 쪽은 부어있고 혈소판은 1000으로 바닥을 헤매고 있다.

심한 통증으로 마약성 패드와 약을 먹지만 통증은 계속되고 있어 환자와 돌보는 나 역시도 안타깝고 힘든 상황이다.

그 동안 2주간 입원과 일주일에 두 번씩 대학병원에 가서 약 처방과 수혈을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고 급기야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도 힘들어서 하루 종일 침대에서 누워만 있어야 했다. 이제는 하나님이 기적으로 치유하시던지 아니면 고통 없이 평안히 하나님 품으로 안기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아내가 어린 시절 뱃속에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마저 12살적에 돌아가신 바람에 올케와 오빠 밑에서 성장해서 지금에 이르렀다.

결혼하고 친정어머니의 사랑의 필요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산후 몸조리 할 때) 내 자식만큼은 잘 해주고픈 엄마의 바람이 많았다.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둔 지금에 와서 엄마로서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또 다시 자신이 겪은 안타깝고 그리운 어머니의 존재를 훗날 내 딸에게도 닥치게 될 일을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아직도 철없는 딸은 엄마의 심정을 모르는 것 같다.


이제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셔서 더 건강한 모습으로 우뚝 일어서길 간절히 기도한다.

설령 이 기도가 응답이 안 되더라도 이 땅에 와서 구원받고 사모로서 세 자녀를 낳아 기르고 복음의 황무지인 친정 식구들을 하나님께로 전도 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더불어 필자도 모든 다른 일을 중지하고 24시간 같이 있어주며 지내고 있다.


현재의 고통과 어려움은 현재만 생각하고 미래는 항상 희망적으로 생각하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활뫼지기-   

   

반응형

'활뫼지기(큰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의 유언  (0) 2009.11.13
무궁화동산 가꾸기  (0) 2009.11.11
술에 빠진 사람  (0) 2008.06.27
[스크랩] 팥죽 한그릇  (0) 2008.05.27
닭 한 마리 먹고 싶다  (0) 2008.03.06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