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가, 음악을 듣다가, 생각을 하다가 때때로 울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울어도 눈물샘이 메말라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이것이 날 더 울리는구나. 눈물 없는 울음이 얼마나 슬픈고 처량한지 아는가!
어떤 이의 슬픔을 대할 때, 어떤 이의 어려움을 대할 때, 그와 같이 슬픈 기분에 빠져들기보다는 이미 인생을 격을 대로 격은 노인 마냥 처연한 태도로, 그래 그러면서 크는 거야, 그게 인생이야 라고 중얼거린다.
왜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 하는가, 눈물을 보이는 것이 왜 창피한 것인가! 눈물은 약함을 나타내는 걸까, 울지 않는 것이 강한 것일까? 난 울고 싶다. 찔끔 눈가에 물방울 하나 맺히면서가 아닌 물줄기를 뺨에 흘러내리며 펑펑 울고 싶다. 그렇게 실컷 울고싶다. 그런 후 웃고 싶다. 맘껏 울다가 히죽 웃는 아이 마냥, 해맑게.
'울다'와 '웃다'는 반대인가? 바보는 항상 벙실거리며 웃는다. 그러나 나는 바보가 아니다. 아니 바보가 못된다. 때론 바보가 되고 싶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