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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체육행사 차 원적산에 올랐습니다. 원적산은 경기도 이천, 광주, 여주에 걸쳐 자리한 이천에서 가장 높은 산이지요. 원적산은 봄을 준비하느라 치레가 한창이더군요. 지난번에 볼 수 없었던 봄을 알리는 모습들이 삐죽삐죽 눈에 들어옵니다.
산에 오르내리며 막 세수를 한 갓난아기의 얼굴 같은 새싹들을 보았습니다. 단풍나무와 두릅의 연한 새순이 참 풋풋하고 생생합니다.
쓰러진 나무는 썩어서 거름이 되어 옆의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양분이 됩니다. 구더기가 동물의 사체를 분해하여 빨리 썩게 하듯 버섯은 나무를 빨리 분해하여 양분이 되게 합니다. 썩는다는 단어는 별로 좋은 느낌은 들지 않지만 자연에 있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내 죽거든 얼른 썩어 한 움큼의 흙이 되고픕니다. 미라는 되기 싫습니다.
산에 핀 벚나무가 눈길을 끕니다. 도시지역은 이미 벚이 질 때이지만 산은 아직 싸늘하여 만발이네요. 도시의 벚은 사람이 심었지만 저 벚은 새가 심었습니다. 도시의 벚은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의 틈에서 부대끼며 겨우 생명을 유지하지만 산 속의 저 벚나무는 주변의 나무들과 일정 부분 양보하며 자연스레 자랍니다. 달랑 벚나무만 줄줄이 심겨진 도시의 벚나무보다 여러 나무들과 어울려 핀 산벚나무가 더 자연스럽네요.
원적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멀리 이천 시내가 가물가물 보입니다. 산의 한쪽 등성은 포사격을 하는 군사훈련 탓에 이따금 산불이 나서 다 타버리기에 아예 나무를 다 베어버려 밋밋합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참 좋네요. 큰 것들도 한데 모아서 보니 사이좋아 보입니다. 이 풍경 때문에 사람들은 높은 산에 오르나봅니다.
정상의 버덩엔 할미꽃이 무리지어 자라네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핀 할미꽃을 보기 위해선 절을 하듯 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야 합니다. 할미꽃은 나에게 큰절을 받았습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풍뎅이를 만났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깬 늘보처럼 어기적거립니다. 그에겐 눈부신 햇살이 부담스러워 보입니다. 갓 깬 풍뎅이는 봄의 새 식구가 되었습니다.
오솔길의 물웅덩이에 이상한 것들이 있습니다. 맨눈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그것이 도롱뇽 알이란 것을 바로 알았습니다. 꼭 직접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보았습니다. 보름 전에 원적산에 오를 때는 아무르장지뱀을 만났는데 이번엔 도롱뇽입니다. 원적산은 생태적으로 안정된 모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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