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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5일장에서 고향을 만나다

살음살이/나들이(여행)

by 종이인형 꿈틀이 2005. 4. 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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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이천 5일장에서 고향을 만나다
봄기운 가득한 경기 이천의 5일장(2, 7일장)
  박종인(boshing) 기자
▲ 목련꽃의 속을 훔쳐보다
ⓒ2005 박종인
지난 토요일(2일), 아내는 목련도 피었고 봄도 한참이니 산에 가자고 했다.

모처럼 가까운 설봉산(경기 이천)에 올랐다. 하늘은 흐렸다. 오솔길 가에 노란 꽃나무가 드문드문 눈에 띈다. 가까이 다가가 사진에 담았다. 지나가는 등산객이 산수유 꽃이라고 얘기한다. 나는 생강나무라고 일러주었다.

얼핏 보면 산수유와 생강나무를 구별하기 힘들다. 둘 다 꽃피는 시기는 이맘때이며 색깔은 노랗고 모양은 뻥튀기 같고 크기는 새끼손톱만 하다.

꽃을 자세히 보면 분명 차이가 있다. 사진을 보면 꽃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겠고, 또 다른 비교법은 생강나무는 줄기를 손톱으로 긁어서 냄새를 맡아보면 알싸하고 향긋한 생강냄새가 난다. 그래서 생강나무라는 이름이 지어진 것이다.

▲ 산수유(좌)와 생강나무(우)
ⓒ2005 박종인
산을 내려오니 시내가 복잡하다. 장날인 것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 아내는 딸기를 사자고 조른다. 골목에 차를 대고 장터로 갔다. 나 같으면 과일가게에 가서 딸기만 달랑 사고 나올 텐데 아내는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하긴 장날은 나름의 재미와 구경거리가 있다. 갖은 먹을거리, 소품, 시골 할머니가 펼쳐놓은 좌판, 알록달록한 옷가지, 지나치는 사람들.

▲ 이천의 오일장(이천 문화의 거리)
ⓒ2005 박종인
▲ 옷 하나 장만하세요
ⓒ2005 박종인
서울에 살다보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닐 일이 많아서 피곤하다. 출근길 지하철 안은 전쟁터가 따로 없지. 매일 이런 생활을 하는 대도시 사람들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것 자체가 피곤함이지만, 이천 같은 지방의 소도시에서 장날의 그런 풍경이 오히려 재미있는 일이다. 어쩌다 아는 사람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한다.

이천은 2일과 7일에 오일장이 선다. 언제라도 시내에 나가면 필요한 물건을 구할 수 있지만 오일장에 가면 더 많은 물건들이 손님들을 기다린다. 오일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들도 많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라지는 것 중의 하나가 오일장인데, 아직 이천엔 그 명맥을 고스란히 유지할 뿐만 아니라 계속 성황이어서 좋다.

▲ 잡곡밥이 건강에 좋아요
ⓒ2005 박종인
▲ 장터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죠.
ⓒ2005 박종인
▲ 시골 할머니의 나물좌판
ⓒ2005 박종인
어린 시절, 장날이면 학교를 마치고 장터로 갔었다. 장터는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 한편에선 놀이와 공연도 벌어지곤 했다. 동네 어른을 만나면 맛있는 것도 사주셨다. 친구와 함께 먹었던 부침개와 장터국수가 정말 맛있었다. 고향인 전북 고창의 대산면도 2일과 7일이 장날인데 이천도 같은 날이 장날이어서 고향에 온 느낌이다.

2일과 7일, 이천의 오일장에 오면 고향을 만날 수 있다. 오일장에는 대형 슈퍼마켓에는 없는 그 무엇이 가득하다. 어른들은 고향의 향수를, 아이들은 소중한 추억거리를 공짜를 얻을 수 있다.

▲ 꾸물꾸물 미꾸라지
ⓒ2005 박종인
▲ 봄날엔 꽃과 나무를 심으세요.
ⓒ2005 박종인
이천 오일장(2,7)에 와서 장도 구경하세요.
시내 가까이에 있는 설봉호수 구경과 설봉산 등산을 봄나들이 테마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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