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도 아닌 것이.....
마을 뒷산 이씨(李氏) 문중의 소유인 밭을 여러 해 동안 경작하고 있다.
밭 뒤로는 높은 둔덕이 있는데 그 너머로 아버지가 수작업으로 일군 또 다른 밭이 있어 과일나무를 심어 가꾸고 있다
이 둔덕에 못된 찔래 가시나무 군락이 있어 오고가는 길에 많은 방해를 한다.
또 한 칡덩굴도 같이 어울려 사방에 뻗어가며 여러모로 밭과 작물에 해로운 존재로 남아있어 제거해야 할 나무들이다.
몇 년 전에는 말벌이 그 안에 집을 짓고 사는 바람에 농촌봉사로 온 어떤 청년이 벌에 쐬는 일도 당했다.
하지만 막상 이 작업을 하려면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난다.
날카로운 가시는 물론 급경사이기에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이제 봄이 와서 새로운 싹이 돋기 전에 해야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이번에는 부딪쳐 보기로 했다. 큰 가죽작업용 장갑을 왼손에 착용하고 낫과 긴 가위로 자르고 굵은 것은 톱으로 하나씩 잘라냈다. 막상 해보니 보기보다 쉽게 제거되기 시작했다. 마치 까치가 나뭇가지를 모으듯 일정한 크기로 자르면서 헤처나갔다.
덩치만 크고 겁나게 보였지만 실제는 작은 가지는 약해서 가위로 싹둑 잘 잘라지는 것이다. 뿌리도 얕아서 쉽게 뿌리까지도 캘 수 있었다.
어른들 말씀에 ‘눈은 게으르고 손은 부지런하다’는 말이 생각났다.
일하기 전에는 어려울 것 같았지만 실제 해보니 별거 아닌 것을 괜히 겁먹은 것 같다.
성경에는 가시가 저주의 상징이고 복음의 열매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나와 있다.
그렇지만 그 가시 밑의 땅은 아주 놀라운 정도로 부드럽고 기름진 흙으로 되어있다. 눈에 보이는 다가가지 못할 우거진 가시나무 군락도 그 바탕은 좋은 땅임을 안다면 도전할만한 일이다.
이마에 땀을 흘려야 하는 수고가 있더라도 좋은 열매를 맺게 하는 일이라면 한 번 해보는 것이 우리 인생의 보람이 아니겠는가?
활뫼지기 박종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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