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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한인회 공연위해 50시간 차를 타다._기타하나 동전한닢(1)

박우물(둘째형)

by 종이인형 꿈틀이 2010. 5. 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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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월 26일 일 페루에서 칠레로

페루 수도 리마에서 칠레의 중심지 산티아고까지 금년 30주년이 되는 한인회 행사에 참석차 출발을 해야했다.

한인교회당에서 예배만 마치고 미라플로레스 신시가지에서 당분간 동거를 하는 여행자와 새로운 식구가 될 사람을 외부에서 만났다.

집으로 행하는 Taxi에서 내 상황이 간들간들해 그에게 혹 달러 여유분 있느냐고 하였지만 내가 익히 보아왔듯 그도 이사람저사람에게 돈을 꿔주고 나서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한지라 미안하다 한다.

통장에 남아 있는 것을 다 찾고 보니 140달러.

이걸로 설마 산티아고까지 도착은하겠지 하면서 불안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물론 이번 원행목적이기도 한 여행용 소형기타는 잊지 않고 무엇보다 먼저 챙겼다.

 

환전 후 선택의 여지가 없던 탓에 평소 같으면 엄두도 못낼 Exclusiva(엑스끌루씨바)버스를 탄 후 페루 최남단 Tacna(따끄나)로 향하는데 내 기준에 비싸긴 하지만 대만족 서비스다.

그들이 광고한대로 완전히 180도로 젖혀지는 침대 좌석은 항공 비즈니스 석이 부럽지 않았고 의자가 3줄로 되어있어 낯선 사람들과 같은 좌석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불편하지 않도록 중간 커튼까지 배려가 되어있다.

그중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본 식사는 물론이고 샐러드, 그리고 젤리류 후식에 이어 음료수도 리필 가능했으니 말이다.

버스 요금은 120 솔(3솔에 1달러 기준)이지만 차 출발직전에 표를 구해선지 10솔을 할인해줬다.

원래 Civa(씨바)회사가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차량이 노후화 되었는데 차고지도 다르지만 서비스를 최고급으로 차별 브랜드를 내세운 것 같다. 

나처럼 장기간 버스를 타고 움직이는 사람은 가끔 이런 호사도 필요하지 않을련지.

피곤이 몰려와 오후에 출발하는 그 차내에서 영화감상이고 뭐고 제대로 된 단잠을 쿨쿨 잔 것 같다.

 

 

 

2)10월 27일 월 칠레 국경을 넘다

전날 5시에 차를 탔는데 정오에 도착했으니 19시간 소요.

따끄나에서 칠레 Arica(아리까)로 넘어가는 과정은 일반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국경만을 전문으로 넘는 콜렉티보 택시를 타는 것이 무난하다.

대개 여행 초보자를 보면 20솔을 부르고 안내에도 그리 나와 있지만 현지인들 뻔히 15솔 내는 걸 아는데 굳이 더 비싸게 지불할 이유는 없을게다.

보통 1시간 거리지만 국경넘는 일은 절차를 포함해도 기존에 타고오던 버스나 앞으로 타고 가야할 차량에 비하면 비교가 안될 약 1시간 반에서 2시간이면 족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번도 칠레 넘어가면서 문제가 없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가방에 남겨졌던 오렌지가 문제되었다.

이쪽 관원들은 농산물 반입에 대해서 무지 엄격한데 그것을 가방에 넣은 채 깜빡해 다시 서류를 작성하고 통과할 수 있었다.

 

방문당시 칠레는 Summer Time(썸머 타임)이 적용중이라 평소때 페루와 1시간 차이에서 2시간 더 앞당겨져있다.

한국기준으로 페루가 14시간이니 칠레는 계산하기 좋게 한국과는 정확히 12시간 차이이다.

이때 환율은 1달러에 650 Peso(뻬소: 칠레 돈 단위)정도에 거래되고 있었다.

오후 5시 3만 뻬소를 주고 칠레 수도 Santiago(산띠아고) 표를 끊었다.

중남미를 다녀 본 사람은 알겠지만 가격대비면에서나 보편적으로 버스 시스템은 Peru(뻬루)가 가장 잘 되어있다.

자기가 탄 버스만 기준잡는 혹자는 동의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그중 막 출시된 최고급 버스에서 내려 칠레에서는 일반 수준의 버스를 타려니 좌석 간격이나 내부청결 및 시설이 제대로 비교된다.

그렇다고 식사나 간식제공은 커녕 화장실도 거의 없는 볼리비아 버스와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이제 또 몇 시간 버스에 몸을 맡겨야 할지 손가락으로 셈하기도 버거운 시간동안 차내에 머물러야 한다.

 

차내에서 제공된 식사를 접할때쯤 사막의 석양을 조우하게 되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오아시스가 있어서라고 어린왕자에서는 언급되어 있지만 내 경우 그런 표현이 대입된다면 이 석양때문이 아닌 가 싶다.

 

 

 

 

3)10월 28일 화 산티아고 도착

저녁 8시에 산티아고에 들어섰다.

보통은 30시간 가네 어쩌네 하지만 27시간 걸려 도착했다.

버스만 총 46시간, 그리고 국경 넘을 때 이용한 차량까지 도합 48시간이니 얼추 50시간에 가깝다.

 

칠레에서 공중전화는 나 같은 이방인에겐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 주변 현지인에게 부탁하니 이 사람도 공중전화를 안 써봤는지 도와줄려는 성의는 고맙지만 생각외 시간을 넘어 헤매더니 종래 그도 포기하고만다.

정확한 장소를 인지하면 좋으련만 웬간히 큰 터미널, 그것도 간격을 조금씩 둔 3곳 터미널 정보가 불 일치한데다 전화마저 안되어 결국 마중을 나온 이들과 엇갈려 혼자 전철을 타고 들어섰다.

그전에도 한인 숙소에는 와봐서 혼자 찾아갈 법도 하지만 길치에 버금가는 내 방향감각은 도심의 밤 이동을 자신마저 스스로 못미더운 상태에서 더디게 내딛었다.

그나마 미리 연락이 된 숙소에 들어오는 것도 중간 역에서 잘못 내려 그곳 경비원에게 사정하니 따로 표를 구매하지 않고도 반대편 개찰구로 들어가게 해준다.

헤매는 전력이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더 늦게 숙소로 들어오니 저녁을 부부동반해 나랑 같이 먹으려고 하였던 지인은 기다리다 결국 내자가 먼저 식사를 마쳤다며 나와 단둘이 겸상을 하였다.

방향감각이나 기억력이 좋지 않으면 본인 고생은 물론 주변지인들에게까지 민폐를 끼치는구나 반성을 하면서도 오랜만에 접하는 한식은 허기와 함께 식욕을 자극한다.

 

Rail Art 박우물 http://cafe.daum.net/7080folk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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