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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방문기1

활뫼지기(큰형)

by 종이인형 꿈틀이 2004. 10.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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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문기(1)

 

제 59회의 광복절을 지내고 우리의 이웃나라요, 우리 조상들의 숨결의 흔적이 있는 만주지방을 방문하는 기회가 생겼다. 옛날에는 육로로 갈 수 있는 지역이지만 이제는 비행기로 빠르게 도달하는 시대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일 년 전부터 준비하며 내가 속한 노회의 목회자들과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나로서는 처음 나가는 외국이라서 설임과 아울러 은근한 두려움도 있었다.

전주 코아 백화점에서 새벽 3시 30분에 출발하는 공황 리무진 버스를 타기 위해 집에서는 1시에 출발해야 했다.
주일날이 제일 수고해야 하는 목회자들이지만 모두 밝은 모습으로 도착하여 드디어 버스에 몸을 실었다. 휴가철이라서 평소보다 한가한 도로덕분에 일찍 도착했지만 버스의 정비불량인 듯 도중에 몇 번의 시동이 꺼졌고,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곤히 자는 승객들이 놀라 잠을 깨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른 아침이지만 인천공황은 각처에서 올라온 분주한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나를 비롯하여 열한 명의 일행은 단체비자를 받아서  순서에 따라 출국심사를 마치고 탑승을 대기하였다. 갈수록 다양하고 치밀한 범죄 때문에 덩달아 복잡하여지는 출국 절차를 거치면서 죄와 삶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절차가 범죄로 인해 이처럼 복잡하고 까다로운 구조가 되었으리라 여긴다.
이 세상이 편리하고 빠른 모든 과학과 기계의 혜택을 누리지만, 이에 못지 않은 복잡하고 피곤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울 수 없다.

여유 있게 도착했다 싶었지만 막상 비행기를 오르려고 하니 서둘러야 하는 형편이었다. 엄청나게 큰 여러 시설과 여러 사람이 움직여야 하는 과정에서 나로서는 뒤따라가기에 바빴다.
감사한 것은 우리를 안내하고 여러 절차를 처리하는 같은 일행의 동역자를 잘 만나서 어려움 없이 잘 움직일 수 있었다.

원래는 ‘연길’ 직항로로 갈려고 했지만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장춘’ 공황으로 가는 아시아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육중한 비행기가 움직이는 자체가 신비하고 어떻게 이 무거운 것이 땅에서 뜰까? 하는 부질없는 염려 가운데 덩치만큼이나 느릿느릿하게 이륙지점에 이르렀다. 외국으로 나가는 비행기가 얼마나 많던지 밀려있어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활주로에 이르러 창 밖을 보니 라이트를 켜고 연달아 들어오는 비행기들이 마치 국군의 날 기갑부대의 행열같은 모습이었다.

비행기는 굉음을 뿜으며 힘차게 이륙하여 점점 땅에서 멀어져 갔다. 높이 날수록 멀리 보이는 또 다른 세상을 보느라 연신 창을 내다보며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어느덧 인천하늘을 벗어나 서해 바다로 접어들었다. 그 날 날씨는 흐려서 솜털 같은 뭉개 구름이 조금의 틈새도 없이 바다위로 바다처럼 펼쳐져 있었다.
저 구름에 몸을 날리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안락한 의자에 앉아서 지금의 혜택에 감사기도를 드렸다. 
벌써 한 숨 잠자는 일행들도 있지만 나로서는 흥분과 설렘에 잠이 오지 않았다.
기내 안의 천장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현재의 비행상태를 자세히 알려주었다.
현재 비행위치, 현재 속도와 고도(高度), 밖의 온도, 도착할 공황의 예정시간의 정보를 편리하게 보여주므로 승객들의 지루함을 덜어 주었다.
시간이 되어 점심으로 기내식을 먹었다. 생각보다 맛있고 깔끔하며 친절한 봉사에 만족하였다. 드디어 장춘 공황으로 비행기는 내려가기 시작했다.
밑으로 보이는 끝없이 펼쳐진 농토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지도를 통해 배웠던 만주벌판을 실감했다.
전라북도 넒이 만큼이나 됨직한 넓은 대 평야의 모습이 그 빠른 비행기에서 한참이나 이어져 있었다. 초록의 평야에 하나같이 홍색의 지붕들로 마을을 이루는 구조를 보면서 아! 이곳이 사회주의 국가이며 이국 땅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비행기는 서서히 착륙하여 낯선 공황에 멈추었다.  
     
-활뫼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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