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뫼지기(큰형)

[스크랩] 너! 개가 맞아?

종이인형 꿈틀이 2006. 11. 7. 20:34

 

너 ! 개가 맞아?


집에서 작은 개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보통 똥 개라고 부르는 개는 먹는 것도 많고 뒤처리도 힘들어서 키우지 않고, 대신 발발이 종류인 이 개는 누가 오면 잘 짖는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기에

그런대로 귀염을 받고 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쩍 말라 있어 보기가 좋지 않았다.

사료를 충분히 주는 대도 잘 먹지를 않는다.

언제나 충분히 먹을수 있도록 큰 밥그룻에다 며칠 먹고도 남을만큼

부어 놓는다.


그런데 저 번 여름부터 밥그릇이 자주 비웠다.

아이들 밥 잘먹는것을 보면 부모가 반갑듯이 우리‘사랑이’도 밥을 이제 잘

먹는가 보다 하며 밥주고 물도 주고 하는 수고의 보람을 느낀다.

그런데 언제부턴지 개 집 주위로 생쥐들이 자주 활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개 집 주위로 쥐들의 집도 여러 곳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옛날처럼 개를 풀어서 키우던 때는 아이들 밥상에 떨어진 부수러기를 얻어 먹었다. 이처럼 쥐들도 개가 먹다가 흘린다든가 또는 주인이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반가워서 띄노는 바람에 밥그릇을 발로 차버려서 사료가 엎어지는 것을 먹고 사는가보다 하고 지나첬다.

개 장이 철망으로 되어 있어 배설물도 밑으로 빠지고 흘린 사료도 밑으로 빠진다.


그러다 어느날 황당한 모습을 보았다.

‘사랑이’ 바로 코 앞에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중간정도 크기의 살이 토실토실한 쥐 한 마리가 자기 잎에 딱 맞는 사료 한 알을 물고 여유롭게 가는것이 아닌가?

더 자세히 보니 곳 곳 틈새에서 쥐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엿보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이상하다 하고 여겼던 일들이 한순간에 알게 되었다.

날마다 눈에 띄게 잘도 먹는다 했던 사료가 알고 보니 순전히 쥐들의 잔치가 된 것이다. 상식으로는 개는 쥐를 보면 어떻게든 잡을려고 했고 쥐들은 고양이처럼 개 근처에는 얼씬도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자기가 먹는 밥을 훔쳐가는 것을 그대로 보고만 있는 개를 보니

참 어쩌구니 없었다.

보통 사료보다 더 비싼 사료값을 주고 개를 키운다 했더니 실컷 쥐를 키우고 있었다는 결론이다.

나의 이러한 실망과 작은 충격에도

아무렇지 않다는듯이 쳐다보는 착한(?) 사랑이에게 한 마디 해 주었다.


“너 ! 개가 맞아?”


활뫼지기

   

출처 : 활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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