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뫼지기(큰형)
봄손님
종이인형 꿈틀이
2003. 3. 7. 08:40
* 봄손님 *
이번 겨울에는 유난히도 추웠지만 어김없이 봄은 돌아오고 있었다.
얼어죽은 양 잎을 움츠렸던 텃밭의 마늘잎도 이제는 살맛이 나는지 하루가 다르게 푸른빛을 비친다.
밀과 보리가 겨울을 나는 곡식이라면 또한 겨울을 나는 반찬거리는 마늘 종류이다.
주식(主食)인 쌀과 김치를 수확할 때 이들은 심겨지고,
이들을 거둘 때에 벼를 심어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먹거리의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가을에 마늘을 심고 두껍게 짚을 깔아주었다.
수없이 돋아나는 잡초를 막기 위해서 짚더미를 깔아 햇빛을 가려주는데,
마늘은 짚더미를 뚫고서 햇볕을 받으며 자라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그대로 자람을 멈춘다.
아무리 매서운 추위가 와도 그저 견디며 새봄을 기다리다 날이 풀리면 움츠렸던 잎들은 기지개를 펴듯 사방으로 팔을 내민다.
더불어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잡초도 짚 틈새를 비집으며 마늘과 똑같이 하루가 다르게 그 세력을 뻗친다.
우수가 지난 이즈막에 마늘밭에 거름을 주고 겨우내 깔았던 짚을 걷어내고 김매기를 하였다.
걷어낸 짚을 가축 우리에 깔아주면 거위와 기러기와 닭들이 알 낳는 보금자리로 삼고, 김매며 모은 풀을 먹이로 주면 좋아하며 달려든다.
그들도 푸른 식물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김을 메는 작업은 아내가 도맡아서 해준다.
'도랑 치고 게 잡는다'는 속담처럼 잡초 속에 섞여있는 냉이를 따로 모아서 저녁식탁에 냉이국을 올린다.
구수한 된장에 풋풋한 냉이를 넣고 국을 끓이면 밥 한 그릇이 훌쩍 비워진다.
이제는 냉이도 재배하여 시장에서나 구할 수 있는 시대지만 이처럼 자연산(?) 냉이를 맛 볼 수 있다는 것이 시골에 몸을 담은 덕이리라.
텃밭 둑 건너에서 이 동네 주민도 해마다 마늘을 심는다.
그 밭은 언제 봐도 풀 한 포기 없이 마늘이 말짱하게 자라고 있지만 왠지 생기가 없어 보인다.
그 추운 겨울에 포근한 짚도 없이 꽁꽁 언 맨땅에서 겨울을 나는 마늘이 불쌍해 보였다.
그 밭은 제초제를 사용하므로 풀이 나지 않아 짚을 깔아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가끔씩 화학비료도 뿌려가며 쉽고 편하게 농사를 짓지만 수확량은 우리보다 못하다.
편리와 편함만을 추구하며 자연의 순리까지도 저버리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고통과 일거리가 생긴다는 것을 우리는 삶에서 경험하고 있다.
마늘밭의 잡초를 뽑으며 냉이도 덩달아 얻고 주인의 손길을 받은 마늘도 더 잘 자란다.
모든 동식물은 종족보존 본능이 있기에 적당한 자극이 오히려 더 강한 삶의 의지를 갖게 한다.
모든 새싹이 솟아나는 봄이 오고 있다.
교회 정원에도 어떤 손님이 올지 두고봐야 한다.
몇해 전에 조금 색다른 식물을 발견했다. 잎을 만져보니 금새 오그라들었다.
말로만 들고 책에서만 봤던 '미모사'라는 야생화였다.
아이들을 비롯하여 오는 손님들에게 신기한 볼거리가 되어 주었다.
그 다음해에는 여러 곳에 씨를 뿌렸지만 지금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깔끔한 성격인 아내가 풀이 나자마자 잡초와 더불어 몽땅 매는 바람에 이제 막 싹을 난 가냘픈 꽃까지도 희생된 것이다.
좀 더 자라도록 놔두었다가 잡초와 화목(花木)을 분별하고 풀을 뽑아도 되건만 어느새 호미에 긁히고 만 것이다.
아내가 정원에 풀을 매려하면 나는 이리저리 다니며 주위를 주며 이상한 간섭을 하게 된다.
만약에 다른 분이 도와준다며 풀을 매면 더 설칠 수밖에 없다.
정원에 있는 대부분의 나무들은 자연적으로 자란 것들이다.
새에 의해 또는 바람에 날려서 심겨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올 봄에도 새로운 얼굴을 기디려 본다.
-활뫼지기-
이번 겨울에는 유난히도 추웠지만 어김없이 봄은 돌아오고 있었다.
얼어죽은 양 잎을 움츠렸던 텃밭의 마늘잎도 이제는 살맛이 나는지 하루가 다르게 푸른빛을 비친다.
밀과 보리가 겨울을 나는 곡식이라면 또한 겨울을 나는 반찬거리는 마늘 종류이다.
주식(主食)인 쌀과 김치를 수확할 때 이들은 심겨지고,
이들을 거둘 때에 벼를 심어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먹거리의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가을에 마늘을 심고 두껍게 짚을 깔아주었다.
수없이 돋아나는 잡초를 막기 위해서 짚더미를 깔아 햇빛을 가려주는데,
마늘은 짚더미를 뚫고서 햇볕을 받으며 자라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그대로 자람을 멈춘다.
아무리 매서운 추위가 와도 그저 견디며 새봄을 기다리다 날이 풀리면 움츠렸던 잎들은 기지개를 펴듯 사방으로 팔을 내민다.
더불어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잡초도 짚 틈새를 비집으며 마늘과 똑같이 하루가 다르게 그 세력을 뻗친다.
우수가 지난 이즈막에 마늘밭에 거름을 주고 겨우내 깔았던 짚을 걷어내고 김매기를 하였다.
걷어낸 짚을 가축 우리에 깔아주면 거위와 기러기와 닭들이 알 낳는 보금자리로 삼고, 김매며 모은 풀을 먹이로 주면 좋아하며 달려든다.
그들도 푸른 식물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김을 메는 작업은 아내가 도맡아서 해준다.
'도랑 치고 게 잡는다'는 속담처럼 잡초 속에 섞여있는 냉이를 따로 모아서 저녁식탁에 냉이국을 올린다.
구수한 된장에 풋풋한 냉이를 넣고 국을 끓이면 밥 한 그릇이 훌쩍 비워진다.
이제는 냉이도 재배하여 시장에서나 구할 수 있는 시대지만 이처럼 자연산(?) 냉이를 맛 볼 수 있다는 것이 시골에 몸을 담은 덕이리라.
텃밭 둑 건너에서 이 동네 주민도 해마다 마늘을 심는다.
그 밭은 언제 봐도 풀 한 포기 없이 마늘이 말짱하게 자라고 있지만 왠지 생기가 없어 보인다.
그 추운 겨울에 포근한 짚도 없이 꽁꽁 언 맨땅에서 겨울을 나는 마늘이 불쌍해 보였다.
그 밭은 제초제를 사용하므로 풀이 나지 않아 짚을 깔아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가끔씩 화학비료도 뿌려가며 쉽고 편하게 농사를 짓지만 수확량은 우리보다 못하다.
편리와 편함만을 추구하며 자연의 순리까지도 저버리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고통과 일거리가 생긴다는 것을 우리는 삶에서 경험하고 있다.
마늘밭의 잡초를 뽑으며 냉이도 덩달아 얻고 주인의 손길을 받은 마늘도 더 잘 자란다.
모든 동식물은 종족보존 본능이 있기에 적당한 자극이 오히려 더 강한 삶의 의지를 갖게 한다.
모든 새싹이 솟아나는 봄이 오고 있다.
교회 정원에도 어떤 손님이 올지 두고봐야 한다.
몇해 전에 조금 색다른 식물을 발견했다. 잎을 만져보니 금새 오그라들었다.
말로만 들고 책에서만 봤던 '미모사'라는 야생화였다.
아이들을 비롯하여 오는 손님들에게 신기한 볼거리가 되어 주었다.
그 다음해에는 여러 곳에 씨를 뿌렸지만 지금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깔끔한 성격인 아내가 풀이 나자마자 잡초와 더불어 몽땅 매는 바람에 이제 막 싹을 난 가냘픈 꽃까지도 희생된 것이다.
좀 더 자라도록 놔두었다가 잡초와 화목(花木)을 분별하고 풀을 뽑아도 되건만 어느새 호미에 긁히고 만 것이다.
아내가 정원에 풀을 매려하면 나는 이리저리 다니며 주위를 주며 이상한 간섭을 하게 된다.
만약에 다른 분이 도와준다며 풀을 매면 더 설칠 수밖에 없다.
정원에 있는 대부분의 나무들은 자연적으로 자란 것들이다.
새에 의해 또는 바람에 날려서 심겨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올 봄에도 새로운 얼굴을 기디려 본다.
-활뫼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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