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멀리 보라
사택을 신축한지 8년이 지났다.
엊그제 화장실과 다용도실 배수관 공사를 다시 해야 했다.
그 동안 몇 번에 걸쳐 땅을 파헤치고 막힌 것을 뚫고 보수공사를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 원인은 처음 건축하며 전문적인 지식도 없이 손수 기초공사를 할 때이다.
여러 조건이 혼자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보니 남에게 물어보며 내 아는 대로 했던 것이다.
물을 자주 쓰는 세면장을 비롯하여 모든 오수가 잘 빠지도록 깊이 배관을 설치했다.
입구에서는 물이 잘 나가도록 했지만 문제는 마지막으로 빠져나가는 동네 하수관의 높이를 계산하지 못했던 것이다. 막상 건물을 완성하고 입주하여 사용하다 보니 물이 잘 안나가는 것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순리이기에 출구 쪽이 높아서 빠져나가지 못한 것이다.
다시 배관작업을 하려해도 기초부위에 단단한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손댈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중간에 두 번의 물이 넘어 흐르도록 장치를 하여 겨우 처리를 해왔다.
시간이 흘러 하수도관의 물은 항상 충만하기에 때가 붙으며, 마치 인체의 동맥경화 같은 현상이 시작되었다. 그러다 결국 물 한바가지만 흘려도 막히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옛것은 무시하고 다용도실 지대를 높여서 새로운 하수관을 설치하므로 공사를 마쳤다.
나의 실수는 비전문가로 전체를 보지 못하고 눈앞의 것만 보고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물질과 마음고생과 헛된 수고를 했지만, 크게 깨달은 것은 유익이라 여긴다.
신앙생활을 하던 성경을 보든 항상 전체를 보는 균형적인 시각이다.
흔히 하는 말로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 원리이다.
자칫 어느 한 부분에 깊이 아는 지식으로 인해 전체와 균형을 잃어버리는 독단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요즘 어느 교계를 보면서 실감한다.
특히 신앙생활에는 필히 적용해야 한다.
역사적인 모든 이단적 사상은 이러한 균형을 잃어버린 결과이다.
사회적인 고질적인 문제의 대 부분이 이러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 아침에 좀더 넓은 마음과 자세로 내가 속한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멀리 보는 지혜를 구하고 싶다.
활뫼지기
출처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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