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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는 가족_전병국

책읽기/독서 후

by 종이인형 꿈틀이 2018. 4. 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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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는 가족_전병국 지음

 

작은 학교, 가정학교의 이야기다. 학생은 네 명인데, 부모학생 두 명과 자녀 학생 두 명이다. 가르치는 부모나 배우는 자녀나 모두 배우는 학생이다.

가족이 함께 하지 못해 관계가 어그러지는 가정을 많이 보게 되는데, 가정학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한다. 함께 하니까 마냥 좋을까? 함께 있는 기쁨은 함께 있는 고통을 통해 얻는 몫이다.가족의 통합은 낭만으로 가득 차있는 것은 아니다. 부부는 가정학교를 시작하며 더 많이 싸웠다. 절망적인 것은 부부싸움을 아이들에게 감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족 학교는 유리 학교이기 때문에 숨을 곳이 없다. 부모의 바닥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아빠가 영웅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들통났다. 공동체의 발걸음은 2인3각 경주다. 가장 빠른 사람의 속도가 아닌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로 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만 넘어지지 않는다.

처음, 공부하는 탁자엔 어색함이 쌓였다. 아들과 단 둘이 있는 탁자는 어느 강단보다 긴장되는 곳이었다고 고백했다. 어색하기는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가르치는 일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가족학교는 어려웠다. 가족 모두의 인생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를 자유케 하는 세 가지 말은 모르겠다, 찾아보자, 잘못했다 이다.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라고 했고,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바로 잘못이다" 라고도 했다.

<루터의 식탁>을 통해 루터의 삶을 보게 되었다. 아마 저자는 이 루터의 식탁을 모티프로 하여 가족 학교의 교단을 식탁으로 했을 것이다. "식탁에 우주를 담아라. 진실을 더하라." 루터의 식탁 공부는 루터 사후에 <탁상담화>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루터를 통해 가족이 함께 꾸미는 식탁의 힘을 경험한 것이다. 식탁담화.

궁금했다. 6년의 가족 학교를 운영하며 포기하고 싶었을 때가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겼을까? <소크라테스와 울다>에서 그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 학교를 운영한 지 3년이 되었을 때 번아웃(Burnout)이 되었다. 가정과 학교와 가치 공동체와 일터가 하나되는 꿈을 꾸었는데 이 과정에서 충돌과 실패가 이어지자 고통스러웠다. 멈출 수도 없고 하소연도 못한 채 극심한 외로움에 빠졌을 때 <소트라테스의 변론>을 읽다가 펑펑 울었다. 소크라테스의 외로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혼자였다.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늙은 철학자는 자신을 내려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저는 여러분을 반기며 사랑합니다. 그러나 저는 여어분보다는 오히려 신께 복종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살아 있는 동안은 그리고 할 수 있는 동안까지는, 지혜를 사랑하는 것도, 여러분께 충고를 하는 것도, 지적하는 것도 그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종이인형-

 

 

 


 

 

고전 읽는 가족

저자
전병국지음
출판사
궁리출판사| 2017.10.20
형태
페이지 수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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